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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레인 iBrain> 북테스터 20분 모집! | 이 책이 반짝(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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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0 | 2010-09-08 14:21


 

-'知와 사랑'에서 나온 신간 <아이브레인 iBrain>를 읽고 리뷰를 써주실 북테스터 20분을 모집합니다. <아이브레인>은 아이폰, DMB, 인터넷 게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첨단 테크놀로지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뇌가 진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디지털 원주민과 디지털 이주민 세대간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뇌 격차를 극복해 온/오프라인 모두에 걸쳐 있는 삶의 균형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들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함께 제시해주고자 합니다. 

 

- 도서명: <아이브레인>
- 도서 상세정보 : http://www.bandinlunis.com/front/product/detailProduct.do?prodId=3189552
- 모집 기간: 9월 6일(월) ~ 9월 12(일) 7일간
- 모집 인원: 20명(신청 댓글의 내용과 반디지수, 반디앤루니스 '나의 서재' 활동을 참고하여 선정합니다.)
- 발표: 9월 13일 (책과 사람 -> 북테스터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배송지 확인 : 2010. 9. 13(월) ~ 2010. 9. 14(화)
- 도서 발송: 9월 15일(수)
- 서평 완료: 10월 10일(일)까지
- 신청 방법: 아래 질문에 대한 답을 해당 게시물(반디앤루니스> 책과 사람> 북테스터 공지글) 아래쪽에 댓글로 달아주세요.
- 참여 방법: 정성껏 쓰신 리뷰를 반디앤루니스 서재에 올려 주시면 됩니다.

 

<질문>
여러분은 디지털 원주민과 디지털 이주민 중 어느 세대에 속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날카로운 첫"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디지털 테크놀로지 시대를 살고 있는 여러분의 모습을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북테스터 신청하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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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가게 | 접어놓은 구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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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0 | 2010-09-08 13:40

 

 

행복가게

 

“어서 오세요. 행복가게입니다.”

 

“여기선 행복도 파나요?”

 

“그럼요. 그래서 행복가게죠.”

 

“그럼 행복 하나 주세요.”

 

“손님, 성함을 알려주시겠어요?”

 

“이름은 왜요?”

 

“사람에 따라 딱 맞는 행복이 있거든요?”

 

“그래요? 세이에요. 안세이.”

 

“자, 여기 있습니다.”

 

“저기, 저 저거 주시면 안 돼요? 저게 더 좋아 보이는데….”

 

“안 돼요. 저건 손님 행복이 아니에요.”

 

“그래도 저걸 갖고 싶은데.”

 

“남의 행복을 갖으려 하면 행복이 불행으로 바뀌어요.”

 

“아, 네…. 근데 행복이 잘 작동하지 않으면 어쩌죠?”

 

“간단해요. 땀 한 방울이면 됩니다.”

 

“땀 한 방울이요?”

 

“자기 확신을 갖고 행동하고, 자기 행동에 책임지려고 노력할 때 흘리는 땀 말이에요.”

 

“네. 알겠습니다. 얼마죠?”

 

“그냥 가져가세요. 애초 이 행복의 주인은 당신이니까요.”

 

“네, 고맙습니다.”

 

“네. 행복하네요!”

 

_ 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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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한 개비의 시간> - 밖으로 내뱉은 만큼 안으로 들어와 주길 | 책 check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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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0 | 2010-09-08 10:44

 

문진영, <담배 한 개비의 시간>, 창비, 2010 

 

“그(사르트르)에 의하면 흡연은 ‘파괴적인 소유 행위’이다. 내가 담배를 피움으로써 세계가 내 속으로 흡입되며 그럴 때 나는 세상을 단지 보고 듣고 만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소유하게 된다. 나를 둘러싸고 있으나 결코 내 것이 아닌 이 견고한 세계를 담배를 태움으로써 내 것으로 전환시킨다. 왜냐하면 내가 그 견고한 세계를 연기로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장 그르니에, <일상적인 삶>, 민음사, 2005, 79쪽

 

“나를 둘러싸고 있으나 결코 내 것이 아닌 이 견고한 세계”, 그 속에 나 아닌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나는 종종 그 세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외딴 섬처럼 외롭게 떠 있다고 느낀다. 그럴 때일수록 나는 나 아닌 모든 것에 허기지고, 내 안으로 들어와 줄 무언가가 간절해진다. 그러나 나는 안다. 나의 굶주림이 커지고 그 만큼의 간절함이 더해질수록, 나는 더 슬퍼지고 말 거라는 사실을. 무언가 안으로 들여 나를 채우고 싶을 때, 담배를 피워 문다. 속으로 흡입된 연기가 밖으로 나와 허공에 흩어진다. 허기진 나는 그대로이고, 내 것이 아닌 세상도 여전하며, 나 아닌 것에 대한 그리움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쐐―한 표정"이 얼굴 가득 담긴다.

 

<담배 한 개비의 시간>의 등장인물은 주인공 ‘나’를 제외하고 모두 담배를 피운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모든 등장인물들이 바깥세상의 속도와 무관하게 느릿한 걸음으로 삶을 살아간다. 미래나 장래에 대한 압박감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언젠가는 산으로 들어가 “아무것도 아닌 컨?”으로 살고 싶다는 J는 디스 플러스, “무엇에나 뜨겁거나 차갑지 않고,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없는” 취업준비생 M은 레종 멘솔을, 최저 임금의 경계에서 일하는 게 제일 마음 편해 오전에는 카페, 밤에는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 하며 세계일주를 꿈꾸는 ‘물고기’는 말보로 라이트를 피우며 “쐐―한 표정”을 짓는다.

 

‘담배 한 개비의 시간’을 통해 그들 각각은 “내 것이 아닌 견고한 세계” 속, 88만원 세대가 지니는 현실의 무게를 날려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혹은 더 이상 상처받거나 슬퍼지지 않기 위해, 세상과 외따로 떨어져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던 그들이, 자신 이외의 것을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다고 자기의 결여를 고백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던 ‘나’가 그들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들이 담배를 피우며 보였던 “쐐―한 표정”을 보고.

 

자신을 “구성하는 세포들은, 모두 슬픔이라는 핵을 그 안에 하나씩 지니고 있”어, 울 필요가 없었다고 말하는 ‘나’였다. 무언가를 안으로 들이거나 밖으로 뱉어내려고 하지 않았던 ‘나’가 자신 안의 공백에 그들을 조금씩 들여, “다만 (그)들이 살아서 공유하는 감정과 눈빛, 일상의 틈새로 가끔 다가오는 평온한 순간들이 위태로우면서도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서서히 알아가게 된 것이다. 설사 그 끝이, J의 죽음과 병상에 누워 있는 물고기의 침묵일지라도, 그래서 “나는, 남겨졌”을지라도.

 

그래서 그녀(물고기)와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버전의 침묵으로 이야기한 그 순간만큼은 완벽했고, 아무것도 결여되어 있지 않았으며,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현선(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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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클턴 평전> - 불완전한 인간을 넘어선 어느 탐험가의 초상 | 블로거 책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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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0 | 2010-09-07 14:32

 

롤랜드 헌트포드, <섀클턴 평전>, 뜨인돌, 2005

 


"성공을 거둔 탐험가들. 예컨대 남극까지 1,328킬로미터를 썰매로 달리면서 엄격한 일정에 따라 썰매를 끌던 개들을 잡아먹고, 네 동료 가운데 하나가 치통에 걸린 것 외에는 동상, 괴혈병, 설맹의 근처에도 가지 않고 말짱하게 돌아온 초실용적인 노르웨이인 로알드 아문센 같은 사람에게는 별 관심이 생기지 않는다.

 

즐비하게 늘어선 영국인 극지방 탐험 실패자들 가운데 아문센에게 패배한 로버트 팰컨 스콧 대령만큼 낭만적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사실 나는 오래 전부터 그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간직해 왔다."

 

-앤 페디먼, <서재 결혼시키기>, 46쪽


나 또한 앤 페디먼과 유사한 이유로 남극점 정복을 위한 세기의 경쟁에서, 아문센의 승리보다 스콧의 패배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페디먼 여사의 말마따나 "스콧의 마지막 일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도 슬프다". 그리고 아문센과 스콧에 대한 탐구는 자연스레 탐험시대의 마지막 영웅이라고 일컬어지는 어니스트 섀클턴으로 귀착한다.

 

새클턴의 세 번째 남극탐험이자, 그에게 '위대한 실패자'라는 명칭을 갖게 한 '인듀어런스호의 탐험'에 관한 알프레드 랜싱(<섀클턴의 위대한 항해>)과 캐롤라인 알렉산더(<인듀어런스>)의 저서로, 이미 탐험의 소상한 과정을 쫓은 적이 있다. 그리고 자연스레 섀클턴에 관한 저작들을 찾아 헤매다보면 만나게 되는 것은 롤랜드 헌트포드의 <섀클턴 평전>과 어니스트 섀클턴의 자서전 이다. 물론 탐험대원들의 일기와 증언이 동일하게 인용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네 권의 책을 읽다보면 28명의 인듀어런스 대원들의 면면히 상세하게 그려지기까지 한다.

 

그 중에서 <섀클턴 평전>은 인듀어런스 호의 여정만이 아니라, 섀클턴의 네 차례에 걸친 남극탐험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방대한 책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책들과 사뭇 다른 시각에서 섀클턴을 조명한다. 단언하건대, 13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 속에는, 추문과 폭로로 얼룩진 스콧과 섀클턴의 관계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탓에, 당혹감과 더불어 널리 고착되어왔던 탐험가들의 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까지 제공하고 있다.

 

스콧의 1차 남극탐험에 동행했던 젊은 날의 섀클턴에 대해, 기존의 책들에서는 '괴혈병으로 인해 남극점 정복에 실패했다'는 간단한 언급만이 나와 있는데, 이때부터 시작된 스콧과 섀클턴의 뿌리 깊은 반목은 스콧이 죽기 전까지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 노르웨이인들의 경험과 조언으로도 극지방에서의 썰매개와 스키의 중요성을 전혀 인식하려고 하지 않는 영국 탐험대의 태도는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썰매개를 조련하지 않고, 스키를 제때 배워두지 않아서 스콧, 윌슨, 섀클턴은 손수 썰매를 끌며 북구의 탐험대들이라면 수월하게 갔을 여정을, 미련스럽다고 할 수 밖에 없는 방법으로 주파하려한다. 추위와 배고픔, 질병에 시달리며 썰매를 끄는 탐험대의 행렬이라니, 그들이 살아돌아 올 수 있었다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지경이었다.

 

스콧은 섀클턴이 자신의 부족한 리더십을 위협한다고 느껴지자, 노골적으로 모욕과 수치를 준다. 천식과 괴혈병으로(거기다 섀클턴은 심장에 이상이 있었다)으로 가장 위독한 상태에 이른 섀클턴을 썰매에 태우고 기지로 돌아와야 했던 스콧은 영국으로 귀환했을 때, 탐험의 실패를 섀클턴의 병으로 돌린다. 섀클턴은 분노와 수치에 치를 떨며 스콧보다 약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고, 명예회복을 위해 2차 탐험을 계획한다.

 

섀클턴의 2차 남극탐험은 국가적 원조가 아니라 개인적 탐험의 일환으로 추진되는데, 그의 인간적 매력에 빠져든 후원자들이 거금을 내는 형식보다는, 대출보증을 서주는 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탐험 이외의 모든 분야에서 실패와 빚더미에 허덕이는 그에게 남극을 정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명예와 부는 포기할 수 없는 것이었다. 스콧은 섀클턴에게 자신의 1차 탐험 당시의 항로의 독점권을 주장하며 각서를 요구하기까지 하는데, 결국 이를 지키지 못한 섀클턴을, 스콧은 죽을 때까지 비방을 멈추지 않고 저주를 일삼는다.

 

앤 페디먼과 같은 이들이 인간적인 매력이라고 해석하는, 영국탐험대들의 낭만주의적 성향, 즉 썰매개나 스키도 없이 실패한 선례들을 몇 번이고 되풀이할 뿐인 그들의 행적에 대한 저자의 일갈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상황은 그 이후에도 10여 년 동안 계속하여 되풀이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어리석음은 영국 극지방탐험의 역사에서 '영웅시대'라는 낭만적인 이름으로 치장되었다. 하지만 많은 영웅주의가 그러하듯이 그것을 불필요한 낭비였고 무능함을 감추는 껍데기일 뿐, 한 마디로 말해 섀클턴 일행은 스스로 만사를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201쪽)

 

섀클턴이 썰매개 대신 말을 이끌고 88도 23분까지 도달했던 기록은 기적이나 다름없다. 아문센을 비롯한 북구의 탐험가들은 섀클턴이 잘 조련된 썰매개와 장비를 구비했다면 분명 남극점을 정복하고도 남았을 거라고 극찬을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스콧은 섀클턴의 실패를 거울삼지도 않은 채, 극지탐험에서는 무익할 뿐임이 증명된 말을 이끌고 결국 돌아오지 못할 극점을 향한 탐험을 하게 되는데, 스콧의 일기에는 입에 담지 못할 험한 욕설과 비방이 가득 적혀있기도 했다고 한다. 스콧의 <남극일지>는 대필 작가의 각색과 스콧 미망인의 편집을 통해, 지금 같은 형태로 출간되었다니, 역시 진실이 가진 힘은 때때로 고약하기 그지없다.

 

20세기 초, 극지탐험에 관한 유럽 국가들의 각축은 냉전시대의 '우주전쟁', 달에 깃발을 꽂으려는 암투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새로운 항로와 정복자의 이름을 붙여 완성되어가는 극지도, 미지의 대륙에 대한 독점권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엘도라도였다. 무사 귀환한 탐험가들은 당국의 민관외교관으로 세계를 순회하며 전시동원령에 이용되거나, 단교중인 국가와의 관계회복에 크나큰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각광받는 인사였다. 당시 극지탐험에 있어 독보적인 업적을 연일 갱신하는 노르웨이에 비해, 스러져가는 대영제국의 황혼을 유예시키기 위해서는 영웅의 존재가 절실했던 영국의 상황을 이해하면, 불멸의 영웅으로 거듭난 스콧의 사례는 그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남극을 통해 부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을 한 번도 감추려하지 않았던 섀클턴은, 기사작위와 세간의 명성만으로는 결코 만족할 수가 없었다. 손을 대는 모든 일에 실패한 생활인 섀클턴, 아내 에밀리에게만 충실하지 못한 남편 섀클턴, 이제는 경쟁할 수도 없이 영웅으로 산화해버린 스콧을 뛰어넘으려는 탐험가 섀클턴, 그는 극을 꿈꾸고, 실행하고, 좌초하더라도 살아남으려 애쓰는 그 무한 극한의 상황에서가 아니면 진가를 발휘할 수 없는 인간이었다.

 

세 번째 탐험이자 섀클턴을 불세출의 리더로 인정받게 만든 인듀어런스 호의 남극횡단탐험의 장에 이르자,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남극탐험을 둘러싼 전혀 명예로울 것 없는 폭로와 추문으로 독자의 불편한 오감을 자극하던 것을 잊은 듯 보인다. 대책 없는 낭만주의자의 허장성세와 다를 바 없던 웨들 해를 항해한 후, 남극을 횡단, 로스 해를 통해 귀환하겠다는 섀클턴의 준비되지 않은 탐험에 무엇보다 할 말이 많아 보일 것 같은 저자가 기존의 전기 작가들과 다를 바 없이 섀클턴을 조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찌 보면 무수한 섀클턴 관련저서들이 '인듀어런스'에 이르면 동어반복과도 같은 서술을 할 수 밖에 없는지, 아무런 불만 없이 수긍해버리고 마는 내가 있다. 약 2년에 걸친 인듀어런스 호의 28명의 대원들의 문명으로의 귀환은 정말 그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으니.

 

섀클턴이 얼마나 역경의 상황에서 뛰어난 리더였는지에 대해 이견을 갖거나, 추앙을 보태고 싶지 않다.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목적의식도 없이 네 번째이자 마지막이 된 퀘스트 호를 타고 떠났던 남극탐험에서 고질적인 심장발작으로 생을 마감하는 섀클턴. 우주비행사들이 지구로 귀환한 후, 유명세와 언론의 취재경쟁에서 벗어난 이후, 오히려 자신의 생의 목적을 잃고 좌초해버리고 마는 사례처럼, 섀클턴은 극지방에서의 극한의 도전 속에서만 초신성의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영웅시대'의 마지막 탐험가였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뿐이다. 남극을 꿈꾸고, 정복하려했지만 오히려 정복당한 것은 섀클턴 자신이었을지언정.

 

아마추어에 불과한 급조된 탐험대, 무지와 편견 탓에 영양실조와 괴혈병을 유발시킬 수밖에 없던 식단, 선진적인 최신 장비와 기술을 배우려고도 하지 않았던 영국탐험대의 전통, 오로지 결과만이 상쇄시킬 수 있는 투명하지 못한 탐험을 둘러싼 이권다툼 속에서 어니스트 섀클턴이 그토록 분투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생각해본다. 준비 부족과 잘못된 계획으로 종종 대원들을 사지에 몰아넣을 때도 있었지만, 그는 '대장'이라는 자신의 자리를 충분히 자각하고 책임지려한, 그리고 책임을 완수한 흔치 않은 인간이었다. 그의 불멸은 낭만주의 발로에서 비롯한 영웅시대의 조작된 위안이 아닌, 불완전한 인간의 영역에서 완성된 위업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문차일드'님은?
영혼을 위한 맛깔난 성찬, 독서를 위한 독서에 일상적으로 매진하고자 하는 활자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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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 음악 광장] - 리듬, 기교, 사운드 저 아래서 | 오감의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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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0 | 2010-09-06 10:07

 

소울 스테디 락커스, , TYLE MUSIC, 2010 

 


작년 연말 나는 「Break The System」을 그 해의 노래 중 하나로 뽑았다. 기똥차게 선동적이라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지만, 그걸 어색하게 만들지 않는 탄탄한 실력이 좋았기 때문이다. 소울 스테디 락커스(Soul Steady Rockers)의 실력은 첫 EP 『Open the Gate』를 딱 한 번 돌려 듣고도 확인이 가능했다. 레게, 덥, 아프로 비트, 이런 것들을 요리해 줄 젊은 친구들이 나타났으니 기뻐 마땅할 일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들은 김반장의 후예였다. 「Break The System」에 김반장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거니와, 그가 아프로 비트로 국내 음악 씬을 돌파해온 역사가 『Open the Gate』에 고스란히 압축되어 있었다. 레게를 한다는 젊은 친구들의 첫 음반에서 전쟁과 평화를 들먹이는 노래를 재차 듣는 심정이 마냥 상큼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R』은 놀랍다. 『Open the Gate』는 단지 철없던 뽐내기였던 걸까? 지극히 장르적이었던 첫 EP와 다르게 R은 소울로 충만하다. 은은하게 푸-욱 파고드는 밍숭맹숭한 소울 말이다. 첫 곡 「The Changing World」에서 이들은 리듬으로 튀려 하지 않는다. 출렁거리는 베이스만이 이 밴드의 장르 출처를 알려줄 뿐, 이건 그냥 노래, 송(Song)이다. 들썩거리는 악기 하나쯤 있어야 할 자리에 스트링 사운드를 차분히 들여 앉혀놓았다. 그런데 “The Changing World” 라는 별 거 아닌 가사를 계속 반복하는 후렴에서 뭔가 울컥한다. 차분한 곡조에 담긴 청춘의 담백한 고뇌가 조촐하게 마련된 리듬과 기막힌 조화를 이룬다. 이것은 황금비율이다.

 

「숨 쉴 수 없는 공기」도 마찬가지다. 담백한 레게 리듬이 있고 담백한 젊은이의 말이 있다. 전쟁 반대를 부르짖는 것보다 날카롭지 못한, 마냥 보편적이어서 어쩌면 답이 없는 막막한 고뇌는 밑으로 가라앉는 레게를 만나 긴장감을 부여받는다. 그건 참 뻔하지만, 언제나 위대했다고 말해주고픈 꿀꿀한 긴장감이다. 진정으로 놀라운 건 「숨 쉴 수 없는 공기」가 퍼뜨린 분위기를 이어지는 「Hide & High」가 완벽하게 이어받는다는 사실이다. 권태 직전의 남녀를 묘사한 것 같은 몽롱한 훵크도 여지없이 암묵적으로 위대해진다. 이 노래의 미세하게 들뜬 정조는 『R』의 중심부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다음 곡 「봄비 내리면」은 은은한 소울의 절정이다. 무슨 곡으로든 사람을 휘어잡던 70년대의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특히 「Fulfillingness’ First Finale」의 발라드와 빛과 소금의 「그대 떠난 뒤」가 동시에 떠오르는 이 노래는 소울 스테디 락커스가 왜 뽐내기 대신 차분한 이야기를 들려주려 했는지 웅변하는 듯하다. 마지막 곡 「Jive Mood」까지, 놓치지 않는 절절한 감정들로부터 『R』은 시작된다.

 

『R』은 레게를 신나게 뽐내기 이전에 레게 안에 무엇을 담을 지 먼저 고민한 음반이다. 그 고민이 심해처럼 깊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결국엔 음악과 만나게 하고야 말았다. 리듬, 기교, 사운드보다 노래에 우선권을 부여했고, 그것이 소울을 저절로 풍겨대는 결정적인 이유다. 그냥 ‘김반장의 뒤를 잇는 레게 & 아프로 비트 기대주’ 정도로 머무르며 연주에 천착했어도 별 탈 없을 친구들에게서 대단한 싹수를 발견했다. 『R』은 조금 앞서 발매된 아이앤아이 장단(I and Idjangdan)과 함께 올해에 반드시 거론돼야 할 소울/R&B 분야의 음반이다(소울 스테디 락커스의 준백은 아이앤아이 장단의 멤버이기도 하다). 진보, 태양, 디즈(Deez)가 촉발시킨 장르의 이식과 재현, 현지화 논의를 문득 떠올리며 그 모든 논의로도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이 조그만 『R』이 채워주고 있다는 걸 절감한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호떡바보님은?
흥미로운 직장과 알바와 각종 잡일을 하며 보낸 최근 10년 동안 음악에 관한 글도 꾸준히 써 온 두 딸내미의 아빠. 어려운 책과 졸린 영화와 재미있는 만화 보기를 좋아하는 정신연령 20대의 청년. 음악취향Y(http://cafe.naver.com.musicy)를 본거지 삼아 오늘도 여기저기 쏘다니고 있음.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이며 친구들과 '한국힙합-열정의 발자취'를 썼으며, 놀랍게도 철학책 3권에 관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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